시작하기 전에
솝트(SOPT)는 전국 대학생 IT창업 동아리이다. (홈페이지 페이스북)
앱잼(APPJAM)은 솝트 내 가장 큰 행사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팀을 이뤄 약 2주~2주반가량 진행되는 APP 개발 장기 해커톤이다.(물론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한달 이상을 앱잼에 쓴다.) 기획자들은 자신의 기획을 들고나와 경선에서 뽑혀야 앱잼에 피엠으로 나갈 자격을 얻게 되고,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팀빌딩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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솝트에서 한 세번째 앱잼이 끝났다.(사실 끝난지 2개월 정도가 지났다.)
일상 루틴을 되돌리고, 여러모로 바쁜 일정을 해치우고 나니 벌써 9월이다...
이제서야 쓰는 앱잼의 회고. 기억 나는 일, 안나는 일 싹싹 긁어 모아 회고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몽글의 기획은 지난 기수 기획파트의 세미나를 들을 때 부터 생각했던 아이템이었다.
당시에 정해진 거라곤 "한 문장"이라는 컨셉, "문장을 배달한다"는 컨셉, 이렇게 두가지에 집중해서 기획한 서비스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앱잼(장기적으로 기획하고, 분석하고,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만한)보다는 가벼운 사이드 프로젝트에 어울리는 기획이었다.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기획에 대한 욕심도 없었고, 그래서 이 기획으로 PM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럼 왜 갑자기 하게 됬냐...
모르겠다. ㅋㅋㅋㅋㅋ
그냥 그 때의 내가 하고싶었고, 성공할 자신은 아니지만 실패하지 않을(?) 자신은 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분명 재미있는 팀을 만들 수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까? 지는 게임은 하면 안된다. 물론 재미없는 게임은 더더욱.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지만, 혹여나 솝트나 앱잼 기타 등등의 키워드로 검색해 들어올 미래의 YB들을 위해.
그리고 내 첫 PM의 기록과 회고를 위해. 시작해 본다...
2019년 가을
몽글, 아주아주 초기의 기획.
솝트 25기 기획파트를 듣게 되었다.
그때 당시 기획파트 세미나를 들으려면 1인 1기획이 필수였었는데, 이를 위해 호다닥 만든 기획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 문장"이라는 컨셉, "문장을 배달한다"는 컨셉, 이렇게 두가지에 집중해서 기획한 서비스.
좀 더 자세히 보고싶다면 그 때 세미나를 위해 준비해 간 내 발표용 피피티를 보면 된다.
아래는 26기 앱잼 경선을 준비하며 만든 몽글 노션 페이지인데 25기때 썼던 PPT가 그대로 있다. 말만 좀 덧붙여 잘 쓴 것임.
아무튼 보면 알겠지만, 앱잼보다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어울리는 서비스다.
철저하게 "나의 필요"에 의해 만들고 "나의 필요"가 곧 "서비스의 검증" 이었으니...
그러나 운이 좋게도, 기획의 ㄱ도 잘 몰랐던 나였지만 다행히 이 "필요"에 공감해준 사람들이 많았고
그렇게 용기를 얻어 다음기수에 피엠이나 해볼까 생각해보게 된다. (대충 인터스텔라 NO 짤)
2020년 5월
이정도면 PM 해봐도 안 되려나?
PM을 마음먹은 이후, 어떻게 기획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생각이 안 나서 노트에 기록했던 페이지들을 몇장 가져와보았다.
기획파트 모임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해주고, 피드백을 위주로 들어보았다.
사실 이 피드백 방법도 지금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서비스 기획 시나리오와는 반대다.
보통은 사용자들의 pain point를 찾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몇가지 생각해놓은 뒤, 이 다음 인터뷰나 피드백을 통해 최선의 서비스(=해결책)를 도출해내야 하는데, 검증 덜 된 서비스가 이미 정해져 있는 앱잼의 한계란...!
아무튼 이것저것 피드백을 받아보니 왠지 더 굉장한 뭔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 초반 기획은 혼자만 생각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마구 발산해 생각해 보는게 좋다.
2020년 6월 첫째 주
본격적인 PM 경선 준비와 기획 다듬기
내 유일한 경쟁력은 고인물(!)이라는 것.
앱잼에 대한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어떤 팀에 사람들이 몰리는지(?) 잘 안다는 뜻이었다.
앱잼은 팀이 전부다.
여느 팀 프로젝트가 안그렇겠냐만은, 영리 목적의 기업도 아니고 대학생들이 모인 동아리에서 하는 개발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는 앱잼을 준비하기 전에 기획도 기획이지만 어떻게 하면 좋은 팀을 꾸릴 수 있고, 우리 팀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것인지에 대해 집중해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서비스의 비젼, 코어밸류, 주 기능 설정도 중요하지만 팀의 비젼과 코어밸류 설정도 중요하다.
"완전한 서비스를 만들기보다, 최대한의 구현을 이뤄내는 것"
"최소한의 서비스로 앱잼에서 이룰 수 있는 최대한의 가치를 전달할 것"
메모에 적혀져 있는 것들을 보면 알겠지만 이때의 나는 상당히 가볍고 재밌는 앱잼을 원했던 듯. (...!!!!!)
앱잼 일정도 지금보니 재밌다. 정신없어 보이는 것이 지금도 느껴진다.
기획이 슬슬 정리가 되어간다 싶으면 OPR을 만들어 본다.
OPR은... 무엇의 줄임말일까? One Page Report...? 라고 추측해봄...
OPR은 자유양식이다. 보통은 본인의 서비스에 관한 설명과 팀의 비젼에 대해 설명한다.
시간과 개발에 한계가 있는 앱잼 특성상 대부분 플랫폼과 같은 익숙한 형태의 서비스가 많은데, 나는 조금 다른 형식이었으므로 설명을 최대한 짧고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해야 해서 힘들었다. (물론 훗날... 나의 몽글 대체되었다. 플랫폼으로...)
그래서 노션 페이지도 따로 만들어서 업로드했다.
위에 올린 링크랑 같은 것임.
OPR이 공개되면, 예비 PM들과 회원들간의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오픈카톡방이 서비스별로 개설된다.
보통 오픈카톡방에 들어온 회원들의 숫자로 그 팀의 인기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몽글의 카톡방은 약 100명이 넘는, 역대 최대치였다.
자랑인가? 자랑맞다. 내 전략이 통한 것 같아서 티를 좀 내 봤다.
하지만... 고등학교 동아리 때 부터 쌓아온 리크루팅 경험 상, 중요한 것은
누구나 들어오고 싶은 팀이되, 누구나 도전해볼만 해야 한다...!
인기가 너무 많으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쎄 보이고...
인기가 많은데다 경쟁력있는 디자이너나 개발자들이 노릴 것 같은 팀이면... 오히려 사람들은 안정적인 다른 팀으로 가기 마련임.
암튼 그래서 "제가 솝트를 오래 해서, 앱잼도 안하는데 구경하러 온 OB들이 많은 것 같아요" 멘트를 염불처럼 외곤 했다.
2020년 6월 둘째주
경선 PT 준비와 경선 D-DAY
사실 단톡방에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좀 쫄렸다.
기대치가 높을텐데...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발표를 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심지어 전날은 ibm 해커톤이 있었고, 밤샘이 확정...! 되어 있었다.ㅠㅠ
물론 피피티는 경선 전에 여유롭게 만들어 두었다.
그런데 보면 알겠지만... 대본을 화면에 때려박은 컨셉...!(ㅋㅋ)
원래 발표 대본을 달달 외워 발표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여차했다 당황하면 피피티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라도 있게 준비했던 것 같다ㅋㅋ
마음같아선 예쁘게 만들고 싶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있었다.
중요한건 이 서비스의 소개와, 비전, 그리고 앱잼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잘 전달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럼그럼..
근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발표를 그리 잘 한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아직도 글 쓰던 때의 습관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뭐든 추상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내려는게 익숙한데,
노션페이지와 OPR에서 충분히 공감되게 추상적으로 설득했는데도 PT에서마저 그렇게 설득해버린 것 같아 좀 아쉽다.
기능적인 면 위주로 설명할걸^_ㅠ
코로나 시국이어서 팀빌딩을 해야하는 기획자와 디자이너들을 제외하고, 개발자들은 모두 집에서 방송으로 경선을 시청했다.
경선이 끝나면 기획자(Ti)와 디자이너와의 팀빌딩이 이뤄진다.
Ti는 Team improvement라고 우리 동아리에서 새로 만든 앱잼 팀 내 직책(?)인데, 그냥 서브피엠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렇게 완성된 전설의 팀ㅎㅎ 기획자와 디자이너만으로도 벌써 웬만한 스타트업 뺨치는 규모.ㅋㅋㅋ
아무튼 이날 팀빌딩 너무 잘돼서 기분 조아씀.ㅎㅎ
하지만 다들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겠지... 얼마나 갈릴지...
암튼 본격적인 앱잼 시작!
회고랍시고 쓰는데, 무슨 동아리 소개글에 더 가까운 느낌이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서비스와 기획 디벨롭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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